죽기 전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돈을 더 벌지 못한 것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돌봄 제공자 브로니 웨어(Bronnie Ware)가 기록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후회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는 흔히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삶의 끝에서 돌아보면 그 ‘나중’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만 제목의 ‘수천 명의 죽음을 지켜봤다’는 표현은 브로니 웨어의 실제 경력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웨어는 말기 환자를 돌보는 일을 약 8년간 했으며,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돌본 사람이 수십 명 규모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자극적인 숫자보다 실제 기록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브로니 웨어는 말기 환자들을 돌보며 삶에서 후회되는 일이나 다시 살 수 있다면 다르게 하고 싶은 일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습니다.
그중 웨어가 가장 흔한 후회로 꼽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기대한 삶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웨어의 경험은 이후 《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이라는 책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가 돌본 환자들은 주로 생의 마지막 3~12주를 보내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성공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정말 원했던 삶을 충분히 시도하지 않았다는 후회였습니다.
사람들은 왜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했을까?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직장을 선택하고, 결혼을 결정하고, 집을 사고, 인간관계를 유지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판단 기준이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까?”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지금 나이에 이걸 시작해도 될까?”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면 실패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과 경제적 현실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모든 중요한 선택에서 내 생각이 항상 마지막 순서가 되는 경우입니다.
그렇게 1년, 5년, 10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원해서 선택한 삶’과 ‘주변의 기대에 맞추며 살아온 삶’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에 후회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패한 일이 아니라 아예 해보지 않은 일은 결과를 확인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죽기 전 가장 많이 하는 후회, 이것 하나만은 아니었다
브로니 웨어가 정리한 후회는 모두 다섯 가지였습니다.
- 다른 사람의 기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 그렇게 열심히 일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며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 내가 좀 더 행복해지도록 허락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다섯 가지를 자세히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돈, 집, 자동차, 직책처럼 우리가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적인 성취보다 자기다운 삶, 관계, 감정, 시간, 행복에 관한 후회가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일을 너무 많이 했다”는 후회가 두 번째였던 이유
현실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대출도 갚아야 하며 노후도 준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일보다 행복이 중요하니 당장 회사를 그만두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웨어가 전한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계속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건강을 희생하면서까지 일을 붙잡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웨어는 자신이 돌본 남성 환자들에게서 특히 이 후회가 나타났으며,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과 배우자와 함께할 시간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당시 환자들의 세대적 특성도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통계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일을 적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일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계속 잃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것, “나중에 하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미루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돈을 조금 더 모으면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시간이 생기면 부모님과 더 자주 만나려고 합니다.
일이 안정되면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조금 한가해지면 친구에게 연락하려고 합니다.
은퇴하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인생에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지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특히 건강은 그렇습니다.
웨어 역시 건강할 때는 그것이 얼마나 큰 자유인지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건강을 잃고 난 뒤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줄어든다는 취지의 경험을 전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오늘만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현재를 전부 희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늘 확인해야 할 3가지
거창한 결심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종이나 휴대전화 메모장을 열고 아래 세 가지를 적어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1. 지금 내가 하고 싶지만 계속 미루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일 수도 있고 공부, 이직, 창업, 운동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부모님에게 전화하는 것처럼 아주 작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라는 표현을 없애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언젠가 여행을 가야지” 대신
→ “올해 안에 가능한 날짜와 비용을 이번 주에 확인한다.”
“운동해야지” 대신
→ “월·수·금 저녁 30분 걷는다.”
이렇게 다음 행동이 보이는 문장으로 바꿔보세요.
2. 지금의 선택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직장, 결혼, 주거, 인간관계처럼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선택일수록 한 번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도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나는 똑같은 선택을 할까?”
답이 ‘예’라면 계속 가도 됩니다.
하지만 계속 ‘아니오’라는 답이 나온다면 적어도 왜 그 길을 가고 있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책임 때문에 당장 방향을 바꿀 수 없더라도, 자신의 욕구를 정확히 아는 것과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다릅니다.
3. 잃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돈은 다시 벌 가능성이 있습니다.
직장을 옮길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녀와 보내는 특정 시기,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 건강했던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었던 순간은 그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간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단순히 **“중요한가?”**만 묻지 말고,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할 수 있는가?”
를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꿈을 당장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그러면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과 혼자 사는 사람의 선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상황과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가능한 선택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후회 없는 삶이란 충동적으로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알고 선택하는 삶에 더 가깝습니다.
남들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선택한 직장과 내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선택한 직장은 겉으로 같아 보여도 전혀 다른 삶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주인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증명된 통계’처럼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
여기에는 꼭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브로니 웨어의 ‘죽기 전 5가지 후회’가 마치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인류 전체의 죽기 전 후회 순위처럼 소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웨어의 내용은 말기 환자를 돌본 개인적 경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한 주제를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은 죽을 때 반드시 이 다섯 가지를 후회한다”거나 “1위부터 5위까지가 통계적으로 입증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닙니다. 웨어 자신도 간호사 자격을 가진 간호사가 아니라 돌봄 제공자였다고 인터뷰에서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그렇다고 메시지 자체가 의미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2018년 Emotion에 발표된 후회 관련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품는 후회가 ‘해야 했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되고 싶었던 모습이나 꿈을 실현하지 못한 것과 연결되는 경향을 보고했습니다. 웨어의 관찰과 완전히 같은 연구는 아니지만, ‘살아보지 못한 가능성’이 오래 남는 후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생각해 볼 만한 접점이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면서 매일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가끔은 삶의 끝에서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내가 원했던 삶을 살았는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넓은 집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중요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좋다고 해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는 스스로만 알 수 있습니다.
브로니 웨어가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반복해서 들었다는 가장 큰 후회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그래서 단순합니다.
남의 기대를 모두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만큼은 내 목소리도 빼놓지 말라는 것.
오늘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오랫동안 미뤄둔 전화 한 통을 해도 좋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에게 연락해도 좋습니다. 배우고 싶었던 것을 알아보거나, 계속 미뤄왔던 건강검진 일정을 잡는 것도 가능합니다.
인생을 바꾸는 선택은 언제나 거창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나중에”라고 미뤄둔 일을 오늘 하나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달라집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훗날 우리가 가장 하고 싶었던 후회 한 가지를 줄이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